보도자료

세계의 초고층건축 열전, 한국의 건축시공기술 뒷전인가?

시민기자 2013. 11. 7. 11:23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문장수

 

UN에서 전 세계의 도시 중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도시를 발표한 바 있다. 1950년에는 86개 도시가 2000년에 이르러 400여개의 도시로 늘어났고, 2015년에는 550개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인구수로는 20억명 이상으로 추정되어 전세계인구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약성서에 바벨탑은 노아의 홍수이후 다시는 대홍수를 내리지 않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을 저버린 사람들이 계속 탑을 쌓자 이를 괘씸히 여겨 공사장의 일꾼들이 서로 말이 통하지 않게 하자 더 이상 탑을 쌓지 않았다고 전한다. EBS의 다큐멘터리 “위대한 바빌론” 팀은 2년 6개월간의 제작 기간을 통해 “바벨탑”이 실제 존재했던 것임을 확인했다. 역사적 기록상으로는 BC 458년경 바벨론을 여행한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가 “히스토리아”에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90m이고 8층인 바벨탑이 존재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독일의 “로베르트 콜데바이”가 1899년 3월 26일 발굴을 시작, 1917년까지 18년이란 장구한 기간 동안 바빌론 유적지를 발굴하였다. 바벨탑은 폭 91.2미터, 길이 91.2미터, 높이 91.2미터이다. 대충 30층 높이의 건물이었다. BC 604~562년경의 비석으로 추정되는 소위 “바벨탑 비석(The Tower of Babel Stele)” 에는 쐐기문자로 “바벨의 지구라트”라는 글자가 분명히 새겨져 있어 바벨탑 연구에 새 국면을 맞게 되기도 했던 것이다.

현재 세계 건설업계에서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통상 지상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건물을 초고층으로 부르고 있다. 불란서의 에펠은 34살이 되던 1866년에 에펠회사를 설립하여 1875년경 국제적인 건설업체로 도약했다. 에펠탑은 건설 전부터 예술성과 공업성, 추함과 아름다움의 사이에서 시비가 많았으나 1887년 1월 28일 파리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 300m 높이의 에펠탑 건설을 위한 첫 곡괭이질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건물높이 381m, 102층 건물로 지난 1931년에 완공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감정가는 맨해튼 빌딩 가격 순위에서는 여전히 21위를 유지하고 있다.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452m 높이의 KLCC 빌딩이 준공되면서 세계 최고층 기록을 세웠다. 이는 한국의 삼성건설이 이룬 쾌거였다. 이어 2004년에 대만 TFC 101빌딩이 508m 세계 최고층 기록을 경신하였으나 최고의 빌딩으로 자리 잡은지 얼마 안 되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버즈 칼리파” 빌딩은 2010년 828m 높이로 다시 한번 기록을 갱신하였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세계 최고의 건축물의 높이를 준공시점에서야 발표하는 비화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왕좌를 지키려했다는 것이다. 지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200m 높이의 기록적인 높이의 건축물의 설계를 계획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 청계천에 지어진 31층 빌딩이라 하여 31빌딩으로 명명된 제일 국내 최고층 건물이었다. 1985년 63빌딩이 있기 전까지 국내 최고층 빌딩이었다. 지하2층, 지상31층의 삼일빌딩은 연면적이 3만5245.48㎡(1만661.8평), 대지 면적이 1877.4㎡(567.9평)다. 서울에서 70~80년대를 지냈던 중장년층이라면 삼일빌딩, 교보문고, 종로서적, 국제빌딩 등의 이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시내에서의 약속장소로 이런 “랜드마크” 만큼 만한 것이 없던 시절이었다.

이 무렵 일본에는 신쥬쿠에 있는 선샤인호텔이 60층 규모로 제일 높은 건물로 일본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었다. 80년대 일본의 초고층에 심기가 상한 박정희대통령은 일본의 60층 빌딩보다 높은 건물을 한국에 건축 하고 싶었다. 80년대 고속성장의 전시적 효과와 자긍심에서 서울의 랜드마크 건물을 건축물을 당시 대한생명 회장을 청와대에 불러 일본의 60층보다 높은 63빌딩을 건설하도록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1986년 서울에서 여의도에 처음 지어진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은 “63빌딩”은 높이 249m이다. 2003년 양천구 목동에 주상복합아파트인 69층 256m규모의 “현대하이페리온”이 들어서기 전까지 17년 동안 국내 최고층 타이틀을 지켜왔다. 이 기간 서울에 지어진 초고층 건물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54층 규모의 '무역센터' 1곳 뿐이다. 하지만 서울 고층 건물의 상징인 63빌딩은 더 이상 '최고(最高)'는 커녕 입상권도 아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IFC(서울국제금융센터)몰인데 55층, 279m 규모로 설계와 디자인은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설계회사 베노이가 맡아 각 브랜드의 개성에 맞게 점포 공간을 달리 조성,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2위는 2004년 완공된 강남 도곡동의 타워팰리스로 73층의 264m규모가, 3위는 256m 높이로 2003년 완공됐을 때 63빌딩을 제치고 가장 높은 건물에 등극했던 목동의 하이페리온 이었다. 63빌딩은 4위, 이외에도 5위는 삼성동 무역센터는 54층으로 224m, 6위는 206m인 강남구 역삼동의 강남 파이낸스센터, 7위는 201m인 중구 장교동의 한화빌딩이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 순위도 조만간 상당 부분 바뀔 전망이다. 2016년 완공예정인 롯데 잠실슈퍼타워는 555m 높이로 현재 1위인 IFC몰의 2배이다.

IMF 시기에 모 종교재단에서 한국의 부채를 대신 갚아준다는 조건으로 여의도에 100층 이상의 건물의 건축허가를 제안하였으나, 국내 종교단체의 거센 저항에 부딪쳐 무산되고 말았다는 일화도 있다.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 신축계획에서도 70층의 몇 개의 건물과 100층 이상의 건물을 심의하는 과정에 민원이 빈발하여 결국 100층의 꿈은 깨지고 말았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2016년 완공예정인 롯데 잠실슈퍼타워는 555m 높이로 한국 최고층 건축물의 자리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초고층 건물에 대한 기준은 없지만 통상 지상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건물을 초고층으로 부르고 있으나 초고층 건물을 7개 이상 시공한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16개사에 불과할 정도이다. 삼성건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3개의 마천루 공사에 모두 참여함으로서 국제적으로 초고층분야 톱-클래스 입지를 확보하였다.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초고층 건설시장과 중동지역 건설시장에서 수주기회를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초고층 건축시공기술은 국제적으로 이미 알려져 있고 세계의 초고층 건설에는 기라성 같은 선진국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있는 최고의 수준이다. 그러면 왜 초고층을 경쟁적으로 높이려 하는가 생각해 볼 것이다. 바벨탑이 인간의 욕심을 표상한 것이라면, 세계최고의 초고층은 이를 건축하려는 건축주의 경제적 자긍심이나 권위적 상징이 있을 것이며, 건축가의 기술적 자긍심이 결집된 결과일 것이라 보는 것이다.

최근 부산에서 101층의 초고층건설을 중국의 건설업체가 수주하였다는 보도이다. 우리의 텃밭에서 초고층 건설의 자리를 내 주었다는 씁쓸한 속내이고 보면 아쉬운 바가 적지 않다. 국내건설경기는 지금 매우 그 실적이 저조하여 대기업, 중견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건설업체들이 연이은 법정관리와 경영악화는 건설종사자들의 고용문제에도 파급되는 영향이 지대하다. 또한 이와 연계되는 건축 재료를 생산하는 1차, 2차 파생산업부문에까지 경영악화가 연쇄적으로 나타나 그 대응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70~80년대 한국의 건설업체들은 중동의 모래폭풍과 뜨거운 열사의 악천후 기후조건에서 연간 15만명에 달하는 건설인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외화획득을 함으로써 한국 경제발전의 종자돈역할에 크게 기여한 사실이다. 지금 건설경기는 바닥에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지금 제2의 중동 건설 붐이 일어나고 있어 한국건설산업에는 다시없는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초고층 건축 시공권을 중국에 내준 것은 오늘의 우리나라 산업전반에 걸쳐있는 불황의 현주소인 것 같아 못내 아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