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장, 공학박사, 기술사 문장수
미국과 일본, 중국은 물론 재정위기 진원지인 유럽 경제조차 빠르게 호전된다고 하는데 한국 경제는 퇴조하는 국면이다. 일본 경제는 회복세로 2분기 GDP 증가율이 3.8%로 올해 4% 이상을 예상하고 이를 뒷받침하듯 2분기 일본 기업들의 경상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2%나 늘었고, 제조업은 51.5%늘었다.
설비투자도 늘어나고 실업률은 줄어든 해외에 나갔던 투자 자금은 유턴하는 중이지만 본질적으로 전면적인 성장 정책을 펴온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본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세계 100위권 밑으로 추락될 수 있음을 알리는 우려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인 CIA의 보고에 의하면 2012년 한국의 실질적인 GDP 증가율은 2.0%로 전 세계 189개 국가 중 117위로 백분위로 보면 62위 꼴이다. 그 동안 압축성장에 힘입어 발전했던 한국경제는 2010년에 6.3%로 세계 57위에서 2011년에 3.6%로 102위로 밀려 2012년에는 60단계나 뒤로 크게 밀려났다. OECD 회원국에서도 2년내 순위도 2위에서 10위로 떨어지면서, 국가경쟁력도 마저도 계속적인 추락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3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한국은 2012년보다 6단계 내려간 25위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보다도 뒤떨어진 낮은 순위다. 한국의 경제는 압축성장이니, 축지법식성장이니 세계가 놀랐으나 1만 달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경고나 징후가 도처에 잠복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소득 4만 달러대로 도약하느냐 1만 달러대로 추락하느냐의 분수령에 놓여있다.
대기업과 기업인을 손발을 묶어 벌주고 얼 차례 기합 주는 환경에서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게 만든다면 이러한 어려운 국면을 해결할 실마리가 있을까 모른다. 후진적 정치문화는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질투와 분노를 교묘하게 자극해 표밭만 가꾸는 상황이다. 나라의 경제야 어떻든 아무도 관심도 없는 무책임한 정책 등도 한몫을 하고 있다.
과거 압축성장의 시대에는 인력이 부족하고, 모방을 통한 기술 습득을 주목적으로 삼았던 모방자 시절에는 중간 수준의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었으므로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혁신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창의성이 있고 특화된 인력 공급이 요구된다. 한국의 고학력 인력의 수는 지난 몇 십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지만 지식기반경제에서 정작 중요한 혁신인력은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에 있다.
다양성과 전문성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역량을 갖추고 급변하는 기술 및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혁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다학제, 맞춤형 학과제도, 전문대학원 제도 등의 활성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마다 특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분야별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UC버클리”는 기계와 화학, 물리, 생물, 수학, 전자, 사회과학 등 서로 다른 전공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다학제 교육이 가져다주는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하고 융합기술에 대한 기업의 수요를 맞추고 있다. 핀란드는 기술클러스터로 유명한 울루 테크노폴리스의 거점의 한 가운데에 “울루 대학”이 있다. 여기에서 기업의 필요 인력 중 80%를 공급하고 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연구를 대학에서 대신 수행해 주므로 적은 연구 투자비로 기술을 사업화한다는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대학에서 배운 학생들을 채용할 수 있고,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특허권을 취득함으로써 대학 재정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바로 대학, 기업, 학생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인 것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기업의 지원을 받아 대학에서 실시하는 것은 대학 측면에서는 재정확보 측면과 산업의 니즈를 학문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기업 측면에서는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혁신인력을 확보함으로써 재교육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한국 기업의 인력양성풍토는 혁신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기피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혁신인재를 위한 인사제도를 개선하고 강화하여야 한다. 국내는 물론 인도, 러시아 등 신흥IT, 기초 소재 강국의 천재급 인재를 유치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수 인력들이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도 이공계 기피 현상이 과학을 전공한 사람보다 마케팅, 법 등 비이공계 인력의 연봉이 높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하고 이공계 인력에 대한 보상강화에서 그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포춘 100대 기업 CEO 중에는 60%가 이공계 학위를 가지고 있다는 통계이다. 이공계 출신의 CEO가 점차 늘고 있지만 이공계 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이 낮다는 인식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IMF 이후 고용안정성에 대한 조사 결과 비자발적 퇴직시 이공계 졸업생이 인문사회계 졸업생에 비해 퇴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자발적 퇴출이나 금전적인 보상하락, 관리자로의 승진 탈락 등의 직·간접적 원인은 급격히 변화하는 최근의 기술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지 못하는데 있다.
혁신인력 유입을 위한 정책사례로 중국은 세계 100위권 이내에 드는 유명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대가급에 속하는 학자와 중견 연구인재 1,000명을 데려와 중국 상위 100개 학과에 배치하겠다는 111계획아래 주택과 자동차 등 생활편의 시설과 소득세 감면 혜택, 파격적인 수준의 보수를 약속하고 있다.
미국은 전문기술직을 유입하기 위해 6년 기한의 임시 고용비자(H-1B)의 연간 발행 상한선을 증가시켰다. 독일의 경우 정보통신 분야의 약 7만 5,000명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2000년 7월부터 2만 명의 외국 인력에 대해 그린카드(노동허가증)를 발급해 주었다. 싱가포르는 전문직, 행정직, 경영 관리직종에 취업을 원하는 자 또는 사업가나 투자가 또는 숙련노동자나 기술자로 월 기본급여 2,000달러 이상인 경우 고용허가증(work permit)을 최초 2년까지 발급하고 추후 3년까지 갱신 가능하도록 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선진국 진입이 눈앞에 다가왔던 대한민국이 소득 4만 달러대로 도약하느냐 1만 달러대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궜던 한국인”의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창조경제를 창조할 혁신인력의 양성과 혁신인력에 대한 보상 및 유인 강화를 통한 혁신인력의 확보, 그리고 혁신인력의 국가적 활용성 제고를 위해 혁신인력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에서 돌파구를 찾아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