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신소재과 박 종욱 교수 MOSAIC 센터 센터장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2004년 세계 11위를 기록한 이후 매년 1계단씩 추락해서 2008년에는 세계 15위로 떨어졌고 지난 5년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몸집을 4배나 키우면서 4위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로 등극하였고, 인도도 세계 10위권으로 올라섰다. 이 시점에서 창조경제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은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창조경제가 선언된 지 1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본질과 각론에서 살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는 평이다.
과거 우리가 1962년부터 1991년까지 6차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년 평균 17%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산업 황무지 상태에서 정부의 제한된 예산을 계획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로 사회의 산업구조를 바꾸고, 사회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로인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을 180$에서 7,105$로 40배나 증가하는 믿을 수 없는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경제는 그러한 것들에 의지해서 경제성장을 이루기에는 한계에 왔다. 이제부터는 효율적인 과학투자 만이 새로운 경제도약을 가져다 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창조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에 걸 맞는 R&D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부 R&D투자는 올해 17조 5000억 원으로 세계 6위권 수준이다. 우리 경제규모가 세계 15위권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지만 그 성과는 초라하다고 한다. 정부R&D사업의 대표적인 성과평가 지표인 사업화 실적이 2007년부터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0.9%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연구 결과에 대한 불합리한 평가시스템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고급인력이 대학과 연구소에 편중되어있는 상태에서 논문발표나 게재 건수로 연구자를 평가하다 보면 대부분의 연구 주체들이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산업 친화적인 연구보다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의 피인용과 같은 보여주기식 연구개발에 치중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연구개발의 성과를 시장과 연계하기가 어렵다.
둘째로 R&D 투자의 잘못된 배분에 있다. R&D투자를 구분하면 기초연구투자, 응용연구투자, 제품개발투자로 나눌 수 있다. 기초연구에서 나온 이론들이 응용연구에서 상용화기술로 발전하고 이 기술들이 모여서 최종적으로 제품개발이 되는 순환구조이다. 현재 우리는 전체 R&D 투자의 20% 내외를 성과가 불확실한 기초연구에 투자하고 있고 이 투자를 더욱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다. 나머지는 여러 정부부처에서 기업들과 함께 제품개발 연구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초연구에서 나온 결과들을 실제로 응용해보는 응용연구에 대한 투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다. 현재 우리가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의지로 기초연구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아무리 기초연구를 많이 해도 그 결과를 응용하는 연구가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마치 아무리 농사를 잘 지어도 추수하지 않으면 수확은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응용연구투자는 연구개발 체계의 허리와 같은 것으로 허리가 약하면 효율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원들의 사기이다. 과거 1970년대는 공대생들의 수준이 의대생 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비교자체가 넌센스가 되어 버렸다. 연구원들이 자제들에게 공대보다는 의대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에 좋은 인재가 가지 않는 사회는 미래를 보장할 수가 없다. 정부에서 연구원들의 사기를 높인다고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가 기초과학연구원(ibs)를 만들면서 구성원들의 연봉을 획기적으로 올려주었다. 그러나 나는 이 정책은 소탐대실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이익이라는 명확한 판단기준을 가진 기업에서 임원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제공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자극이 될지 모르지만 과학과 같이 모호한 결과를 낳는 집단에서 일부에게 편중 지원하는 것은 다른 대부분의 연구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기 마련이다. 또한 과학계의 문화를 연구에 대한 진지함보다는 돈에 의한 천박한 풍토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가 연구원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을 하려면 연구자가 연구한 결과를 스스로 상용화하는 것을 도와 그로부터 경제적인 보상을 갖도록 하는 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R&D투자의 효율도 높아지고, 보여주기식 연구풍토가 실용적인 연구 풍토로 바뀌게 될 것이다. 원대한 꿈을 가진 연구원 중에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면 연구자들의 자긍심도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성공적인 본보기가 더 열심히 연구하게 되어 정치 연구원은 발붙이기 어려운 풍토가 되어 의학보다 과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지는 희망찬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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