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국제특허분쟁 사냥감으로 전락, 삼성·LG도 당했다!

시민기자 2013. 11. 27. 11:55

논설실장(공학박사, 기술사) 문장수

 

우리나라의 특허출원수가 수치로 보면 세계 5위를 기록해 지식재산 강국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지식재산권 강국인 우리나라가 지식재산 보호 정도와 인식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허 전담부서 설치율은 한국이 19%로 미국 96%와 유럽 83%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져 있다. 특허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전담부서 설치율은 대기업이 61%, 중소기업은 39% 수준이다. 전 세계 특허분쟁이 격화되면서 유럽지역은 2014년부터 EU 단일특허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어서 EU 27개국에 흩어진 특허 출원 및 분쟁해결 권한이 단일화 되어 EU도 거대특허분쟁 지역으로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공개한 스위스 IMD 보고서의 “지식재산권 보호 정도” 조사 결과, 2006년 한국은 61개국 중 지재권 보호 수준이 44위를 기록하였고, 2011년 세계 59개 국가 중 31위로 중위권에 위치하여 10점 만점에서 6.1점을 얻었다. 우리보다 앞선 일본은 2위(8.64점), 미국 4위(8.45점) 독일은 21위(7.36점)를 기록했고 한국보다 특허출원이 하위였던 영국 12위(8.02점)와 프랑스16위(7.72점)로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중국은 45위(4.62점)를 차지해 한국보다는 낮았으나 이는 세계에서 지식재산권 관리와 보호활동이 활발한 나라가 고작 20여 개국인데 반해 지재권 보호 순위 31위를 기록한 것은 특허 숫자는 많아도 관리에 크게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허소송 사례를 보면 2004년 37건에서 2011년에는 159건으로 급증하였다. WTO의 “2009년 15개국 지재권 로열티 수익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44.8% 절대강자로 군림하였고, 한국은 0.9%로 최악의 수준이다. 로열티수익이란 특허권 등 특허기술, 상표, 지적재산권 등 사용에 따라 특허권이 있는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로열티를 말한다. 따라서 선진국의 지재권 보호정책이 강화되었을 때 해외기업과 특허소송, 선진국 정부의 특허침해를 이유로 한 수입규제 리스크 등으로 한국은 순 로열티 15조원에 상당하는 큰 손실을 받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분야에서는 미국의 램버스가 하이닉스를 상대로 자국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여 배심평결에서 19건의 특허에 대한 침해를 인정받아 1억 3,360만 달러를 배상해야 했다. 특히 휴대폰 분야에서 핵심특허 4,200건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인터디지털(InterDigital Inc.)과 삼성전자의 무선 헤드셋 판매와 관련한 특허 분쟁에서 화해하는 조건으로 2012년 까지 3G 무선 헤드셋의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 인터디지털에 18개월 간 4회에 걸쳐 4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양자 간 2G 및 3G제품에 관한 분쟁을 종결하는 것에 합의하였다. 또한 동일한 내용의 분쟁과 관련하여 LG전자로부터도 2억 8,500만 달러의 로열티 계약을 받아 갔다.

2013. 11. 21일 현재 진행 중인 “애플과 삼성전자” 특허침해 손해배상액 재산정 공판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에 2억9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만일 평결이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는 특허침해 손해배상 총액 9억3000만 달러인 약 1조원을 애플에 물어내야 한다. 또한, 미국의 인포월드 마틴헬러는 오라클이 구글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하여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갤럭시 S2의 판매가격이 1대당 847,000원인데 MS에 1대당 5달러씩을 지급하면 6,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할 때 로얄티로 지불해야 하는 총액은 3,000억 원이 되는 것이다.

대기업의 소극적 특허경영 결과 카메라의 코닥기술 도용 제소로 LG는 2009년에 4억 달러, 삼성은 2010년 5억5000만 달러 로열티를 지급하였고 2012년 지불한 사용료 수지적자 58억1,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허권 등 사용료”는 특허기술이나 지적재산권 등의 사용에 지급하는 로열티로서 특허권 적자규모는 2002년 21억6700만 달러, 2004년 25억8500만 달러, 2006년 26억500만 달러, 2008년 32억7400만 달러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가져오게 된 배경에는 지재권 보호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인식 부족과 지재권 보호에 대한 시스템도 미흡할 뿐 아니라 정부의 지재권 보호를 위한 지원 기능마저 취약하다. 지재권 창출, 활용, 보호에 대한 세부 정책은 잘 수립되어 있으나 예산 배분은 창출 쪽에 집중되어 있어 지재권 보호에 대한 인식과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나자, 자국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Buy National 정책을 가장 빠르게 자국물품 우선구매 정책을 펼쳤다. 이어 미국의 자국물품을 사용하라는 정책(Buy made in USA)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다소 지연되면서 각국은 경기부양 및 자국시장 보호를 위해 반덤핑, 환경규제, 경쟁법 등 새로운 보호주의 조치가 IT,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한국의 주력산업 대부분이 보호주의의 집중 표적 대상이 되고 있다. 2012년 기준 한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반덤핑 피소국으로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이 한국의 주된 반덤핑 제소국으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 EU 등 거대국가에서의 경쟁법 적용은 새로운 리스크로 부각될 것으로 한국 기업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법이란 공정경쟁을 위해 대기업의 가격담합, 독점행위, M&A 등을 규제하는 법규를 말한다. 미국, EU 등 선진국이 경쟁법을 자국시장 보호수단으로 활용하면서 한국기업은 미국에서만 경쟁법 위반으로 지금까지 11억 8,500만 달러의 과징금 처분 받은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상위 5대 품목(반도체,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 자동차, 선박)에서 수출이 100% 증가하면 로열티도 80% 이상 증가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때문에 제품마다 원천기술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니 특허기술이나 지적재산권 등 로열티 수입을 늘리지 않는 한 적자폭은 수출 성장세와 더불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출 주력제품들의 원천기술이 취약하여 제품 수출이 잘 될수록 로열티 적자폭도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로열티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및 실용기술 등 특허출원을 세계시장으로 더욱 확대해야 한다. 특히 중국, 아세안 등 시장규모가 큰 국가에서 영양가 높은 원천특허를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해서 주도권을 가지고 공격적인 시장 선점을 해야만 한다.

각국의 신보호주의 시대는 향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가장 큰 도전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Buy National 확산 추세에도 글로벌기업은 독창적 기술과 적극적 마케팅으로 중국 도시화나 아세안의 공장화 그리고 미국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을 것이다. 지식재산권과 환경 관련 규제는 리스크이자 새로운 사업의 기회이므로 지금부터라도 소비자와 기업이 지재권 보호에 대한 인식을 선진국 수준에 맞게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 보완해야 하고 지재권 보호를 위한 정부의 지원 기능을 확대함으로써 특허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더 이상은 당하지 않도록 기술혁신이 중요한 관건이라고 본다.